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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일지

조카가 밤 10시에 와서 안성탕면 끓여 먹였다

by *@+ 2020. 3. 23.

밤 9시 50분 갑자기 오빠한테서 전화가 옵니다. 느낌이 쎄하더군요. 역시나 조카였습니다. '고모! 나 지금 갈건데 라면 끓여줘!' 라고 다짜고짜 말합니다. 다행스럽게도 라면이 집에 한봉지도 없었습니다. 그래서 '응, 그럼 너가 먹고싶은 라면 사와!'라고 말했습니다. 그리고 기왕이면 안성탕면 사와~ 라고 했습니다. :)

 

된장 라면 맛을 느낄 수 있는 구수한 라면이 내가 먹고싶어졌기 때문입니다.

 

 

농심 안성탕면 5개입을 사왔길래 한봉지만 꺼냈습니다.

 

내 입에 안성맞춤, 쫄깃한~ 면발 안성탕면! 

작은 냄비가 없어서 1인용 뚝배기에 끓여주었습니다. 파 송송 썰고, 계란도 왕란으로다가 하나 탁! 넣어 휘휘 저어 완성했습니다. 스팸도 먹고싶다고 해서 스팸 2조각 구어주었더니 엄청 잘 먹더군요.

 

원래 귀찮고 가끔 애가 얄미워서 잘 안해주는데 오늘은 조카 기분이 좋아보이길래 다 맞춰주었습니다.

 

라면도 끓여주고, 스팸도 구워주고 요쿠르트까지 마무리 서비스까지 해 주었습니다.

 

 

오렌지 색상의 라면 포장지와 스프 비닐이 입맛을 자극합니다. 한 젓가락 뺏어먹고, 요쿠르트도 같이 하나 먹었습니다. 조카는 지금 10살인데 학교를 안 가고 학원도 1군데 밖에 안 가니 에너지가 넘칩니다. 넘치다 못해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. 그렇게 밤 11시까지 있었습니다. 1시간동안 먹고, 게임하고 몸으로 놀다가 엄마가 걱정한다며 집으로 갔습니다.

 

사실 엄마가 걱정한다기보다 엄마한테 혼날까봐 급하게 돌아간 것 같습니다. 

 

가까이에 살지만 자주 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가끔 보면 이쁩니다. 그런데 또 어떨 때는 얄밉고 꼴뵈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. 뭐라 그럴까... 아이가 가끔 말하는 게 이간질하기도 하고 허풍을 떨기도 하는데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.

 

뭐 오늘은 기분 다 맞춰주어서 기분 좋게 돌아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. 몇 일 전에 잠깐 들렀었는데 그 때는 낮이어서 일하느라 인사도 제대로 못 받아주고 얼굴도 못 봤었거든요. 아마 조카가 크면 클수록 더 우리집에 오는 횟수가 줄어들겠지요? 

 

조카가 커도 내가 어색하지 않고 조금 더 잘해줘야겠습니다. 대신 예의에 너무 어긋나는 행동은 좀 혼내야 되겠지요..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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